회고

[2023년 3분기 회고] 회사에 출근하는 이유

paran21 2023. 10. 27. 16:32

최근에 일이 바빠지면서 블로그는 전혀 신경을 쓰지 못했다.

매일 회고글 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문득 2023년 3분기가 이미 한참전에 지나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3분기는 개인적으로 많이 우울하고 힘든 시간이었다.

그래도 지금은 다시 즐겁게 개발하고 있다.

 

업무가 모호해지자 엄청나게 우울해졌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괜찮지만, 당시에는 정말 심각했다.

 

회사에서 신규 서비스로 초점이 옮겨가면서 상대적으로 기존 서비스에 할당되는 업무가 줄어들었고, 업무가 굉장히 모호해졌다.

아직 신규 서비스는 구체적인 기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였고, 앱을 바로 만들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앱을 안만들면 나는 어떤 업무를 맡게 되는거지?)

신규 서비스 기획과 관련해서 팀원들 모두가 조금씩 학습을 해달라고 했는데, 나에게는 이 요구사항이 오히려 더 업무를 불확실하게 만들었다.

 

내가 당장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앞으로 내가 어떤 업무를 맡을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이 나를 힘들게 한 것 같다.

그전에는 회사에 오면 당장 무얼해야하고, 막연하지만 일주일 뒤, 한달 뒤에는 뭘 하고 있을지 알 수 있었는데 이 시기에는 내가 앱을 개발하고 있을지도 전혀 알 수 없었다.

회사에서 내 역할이 뭔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고, 내가 아무것도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다.

 

또, 회사에 입사한지 1년이 지나가면서 갑자기 연차가 굉장히 의식되었고, 내가 2년차라고 말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도 회의가 들었다.

 

이런 시간을 1~2달 정도 겪은 것 같은데 좋게 말해 내가 무엇에 중요한 가치를 두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지만, 솔직히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

 

웹 프론트엔드를 하게 되었다

상반기 내내 웹을 할지 앱 네이티브를 할지 고민했다.

그래서 iOS도 조금 공부했었는데, 웹도 해보고 싶었다.

고민만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만 찾아보는 것보다 일단 내가 한번 해보고 판단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React를 공부하게 되었다.

 

웹은 분명 앱과는 다르지만, 프론트엔드 영역에서 유저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하는지는 동일하다고 생각했다.

화면을 그리고, 데이터와 상태를 잘 관리해서 유저에게 좋은 경험을 주는 것

React의 함수형 컴포넌트와 커스텀 훅은 굉장히 매력적이었고, Next도 재미있었다.

 

마침 회사에서 신규 서비스를 웹 중심으로 서비스하는 쪽으로 얘기되고 있었고, 기존 팀원 중에 웹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없어서 내가 희망한다면 신규 서비스의 웹 프론트를 맡아서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우선 프로토타입은 빠른 개발을 위해서 이사님이 React로 개발하고 이후에 내가 넘겨받아서 하기로 했다.

 

10월부터 본격적으로 Next를 사용해서 개발하고 있고 얼마전에 실서비스로도 배포되었다(현재는 배타버전이지만!).

 

회사에 출근하는 이유

회사에서 내가 어떤 업무를 맡아서 할지 정해지면서 우울감도 많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프로토타입 React 앱을 Next로 포맷팅하면서 지금은 재밌게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해야할게 너무 많아서 몸은 너무 피곤한데, 그래도 다시 출근하는게 재미있어졌다.

배포쪽은 이사님이 맡아서 해주셔서 우선은 코드에만 집중하고 있다.

 

React, Next 모두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신규 서비스 개발을 시작하면서 다시 찾아보고 이해하게 된 부분도 많다.

팀에 웹프론트가 없어서 같이 고민을 나눌 사람이 없다는 건 아쉽지만, React 커뮤니티가 워낙 커서 기술블로그, 세션 발표자료 등 참고할만한 좋은 자료들도 정말 많다.

 

한참 우울할 때는 왜 우울한지 잘 생각하지 못했는데, 오히려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내가 왜 그렇게 우울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우울할 때는 우울한지를 고민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지금 내 기분이 나아질지를 생각하는게 좋다고 들었는데, 나한테는 꽤 맞는 말이다.)

 

한참 우울했던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영향이 있었겠지만, 내가 뭘 해야하는지 알 수 없다는게 굉장히 컸던 것 같다.

내가 지금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필요하고, 이건 나에게 정말 중요한 가치이다.

회사에 출근할 때도 내가 왜 출근하는지, 내가 왜 이 회사에 다니고 있는지 이유가 필요한데, 단순히 월급을 준다는 것 만으로는 부족했다.

내가 개발자로서 회사에 기여하고 있다는 이유가 필요했다.

 

4분기 계획

일단은 회사 업무 열심히 하기!

당장 해야할 일이 많다.

프로토타입에서는 사실상 디자인이 없었는데, 기능이 좀 정리되면서 디자인이 새로나와서 ui을 전면 수정해야한다.

그리고 현재는 Next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지 않다.

어느 부분을 서버 컴포넌트로 만들지, 데이터를 어느 시점에서 가져올지, 패칭 전략은 어떻게 할지, SEO는 어떻게 할지 찾아보고 적용하기!

 

개인 공부로는 자바스크립트를 주로 보고있다.

코어 자바스크립트를 꽤 재밌게 봤는데, 새로 시작한 모던 자바스크립트 Deep Dive도 재밌게 보고 있다.

마침 인프런에서 구입해놓은 자료구조&알고리즘 강의가 자바스크립트를 사용하고 있어서, 강의를 들으면서 알고리즘 공부도 같이 할 예정이다.

 

체력이 많이 떨어졌는지, 요새는 퇴근하면 거의 기절해있어서 개인 공부에 시간을 많이 쓰고 있지 못하다.

운동도 최소 주 2회는 가기!